조선족 불법체류자인 홍매와 령희는 룸메이트로 같은 공장에 다닌다. 어느 날 공장에 단속이 나오자, 도망치던 령희는 사고로 죽는다. 홍매는 홀로 령희의 장례식을 준비한다. 롱 숏과 롱 테이크와 움직임 없는 카메라 워크. <령희>는 절제된 스타일 안에 담담하게 비극적 사건을 담아낸다. 특히 령희의 죽음을 보여주는 신의 우발적 충격은 인상적. 공들인 미장센을 통해 만들어진 일관된 톤은, 영화의 중심 캐릭터인 '소외된 사회적 약자'를 감싸며 관객에게 울림을 준다. 스타일과 테마의 치밀한 결합. 영어 제목 'Alien'은 의미심장하다.